오늘의 주제는 평안과 담대함이다. 얼핏 들으면 그 앞뒤에도 매우 부드러운 이야기가 나올 듯 싶지만, 사실 그와는 정반대의 이야기가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예수님은 자신의 고난과 함께 얼마 있지 않아 제자들을 떠나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도 떠나실 것을 예고하고 계신 것이다.
요한복음 16:28을 보자.
내가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고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에게로 가노라(요 16:28).
32절로 가면 상황은 더 험악해진다.
보라 너희가 다 각각 제 곳으로 흩어지고 나를 혼자 둘 때가 오나니 벌써 왔도다(요16:32)
절대적으로 평안을 누려야 할 상황과는 영 거리가 멀다. 오히려 불안, 초조, 배신감, 허둥댐, 안절부절 못함, 당황, 무기력, 무의미 등에 빠져야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예수님은 정작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에게 가시면서 제자들에게 평안을 누리라고 말씀하신다. 그것도 눈앞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시며, 함께 다니지도 못하심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제자들은 뭉치기보다 다 각각 제 곳으로 흩어지고 만다. 무슨 평안이 있겠는가 싶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예수님은 혼자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함께하신다고 말씀하신다. 죽을 만큼 힘든 처지에 놓여 있을 수도 있다.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고, 전혀 빠져나갈 구멍조차 없는 수렁에서 허우적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아마도 제자들이 그런 느낌을 받을 것을 예수님은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평안을 누리라고 자신 있게 말씀하실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뒤에 나온다. 즉 예수님이 이미 세상을 이기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자신이 비록 잠시 뒤에 십자가의 모질고 혹독한 시련을 당하셔야만 하지만 결국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셔서 어둠의 권세를 정복하시고야 말 것을 알고 계셨다. 그리고 제자들이 환난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도 이미 아셨기에 예수님은 그들에게 평안을 누리고 담대하라고 권고하신다.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은 사순절 기간에 우리가 상기해 볼 의미 있는 주제이다. 사순절은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살이 찢기시며 피를 흘리신 예수님의 은혜가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워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시간인 반면에,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을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성찰해보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환난을 당하지 않기에 크리스천이 세상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어려움과 고난과 수고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의 힘으로 이겨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 은혜의 깊은 강에 깊이 잠겨보자.
[나의 내면 살피기]
오늘 본문과 묵상을 다시 점검하고 묵상 포인트를 살피면서 ‘평안과 담담함’과 연결하여 나의 내면을 잠시 들여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