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제목 |
떡국 한 그릇 |
| 작성일 |
2019년 02월 04일 21시 51분 23초 |
| 작성자 |
박수현 |
| 게시판명 |
은혜와묵상 |
"떡국 한 그릇"
섣달 그믐 어머니의 한숨처럼 눈발은 그치지 않고 대목장이 섰다는 면소재지로 어머니는 돈 몇 푼 쥐어 들고 집을 나서셨다 사고 싶은 것이야 많았겠지요, 가슴 아팠겠지요 섣달 그믐 대목장날 푸줏간도 큰 상점도 먼발치로 구경하고 사과며 동태 둬 마리 대목장을 봐오시네 집에 다들 있는 것인디 돈 들일 것 있느냐고 못난 아들 눈치보며 두부전, 명태전을 부치신다 큰형이 내려오면 맛보이신다고 땅 속에 묻어 뒀던 감을 내어 오시고 밤도 내어 오신다. 배도 내어 오신다 형님의 방에는 뜨근뜨근 불이 지펴지고 이불 호청도 빨아서 곱게 풀을 멕이셨다 이번 설에는 내려 오것제 토방 앞 처마끝에 불을 걸어 밝히시고 오는 잠 쫓으시며 떡대를 곱게 써신다 늬 형은 떡국을 참 잘 먹었어야 지나는 바람소리 개 짖는 소리에 가는 귀 세우시며 게 누구여, 아범이냐 못난 것 같으니라고 에미가 언제 돈보따리 싸들고 오길 바랬었나 일년에 몇 번 있는 것도 아니고 설날에 다들 모여 떡국이나 한 그릇 하자고 했더니 새끼들허고 떡국이나 해먹고 있는지 밥상 한편에 식어가는 떡국 한 그릇 어머니는 설날 아침 떡국을 뜨다 목이 메이신다 목이 메이신다
(박남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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